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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산업의 이해: (3)미디어산업을 바라보는 틀

by Curious Taem 2022. 9. 30.

3번째 글에서는 미디어산업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는지 알아보고 이에 따라 미디어간의 융합이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살펴봅니다. 그리고 미디어산업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살펴보는데 필요한 틀(framework)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미디어 산업

우선 미디어 산업은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입니다. 2019년 발표된 삼일회계법인의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산업 전망 2019-2023’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2023년간 우리나라의 미디어 및 언테테인먼트 산업 연평균 시장규모 성장률은 5.08%로 추정됩니다. 전세계 미디어산업 성장률은 4.3% 정도로 예상하고 있으니 한국의 추정치가 꽤 높은 편입니다. 참고할 내용이 많으니 조금 오래된 자료라고 해도 일독을 권합니다. 구글에서 위 보고서 제목으로 찾으면 됩니다. 당시 예측한 내용이 지금 실현이 되었는지 맞춰 보는 것도 재밌을 겁니다. 

이 보고서의 결론은 국내 미디어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읽어내지 못하고 과거를 답습하거나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면 글로벌 미디어 거대 기업에게 시장을 많이 빼앗길 것이라는 점입니다. 넷플릭스나 유튜브와 같은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막강한 자본력과 첨단 기술, 양질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미디어산업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궁금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미디어산업의 급성장을 이끄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중에 하나는 미디어 융합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융합은 미디어산업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전통적인 미디어산업에는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융합 미디어의 등장

그렇다면 융합 미디어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OTT 서비스입니다. OTT는 Over-the-Top의 약자인데요 여기서 Top은 바로 셋톱박스의 약자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셋업박스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정확히 말하면 셋톱박스입니다. 셋톱박스는 가정에서 케이블방송을 시청하려 할 때, 특히 IPTV를 시청하는 경우 모뎀처럼 생긴 조그만 기계를 달아야 하는데 그 작은 기계가 바로 셋톱박스입니다.

그래서 OTT의 의미는 셋톱박스를 넘어서, 셋톱박스가 없이도 방송을 볼 수 있는 서비스라는 의미입니다. 즉, 복잡한 셋톱박스같은 기계 없이도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는 환경이면 방송과 영화를 자유롭게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이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OTT가 나오기 전을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집에서 영화를 다시보기 하고 싶거나 방송 프로그램을 다시 보려면 항상 어떤 장치가 필요했습니다. 영화의 경우 DVD 플레이어가 있어야 했고 DVD를 대여하거나 구매하여 거기에 집어 넣어야 했죠. 방송의 경우도 케이블TV와 같은 것을 보려면 셋톱박스를 설치한 후 그걸 TV에 연결해야 했죠.

그런데 OTT가 나오게 되니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사이트 주소만 입력하면 직접 거기서 방송이나 영화를 부가적인 장치가 없이도 볼 수 있게 된 겁니다. OTT 서비스는 전통적 미디어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미디어 간 경쟁을 심화시켰습니다. OTT 서비스는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및 IPTV와 같은 기존의 유료방송 플랫폼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서 기존 유료방송 서비스를 일부 대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유료방송 플랫폼과 OTT의 경쟁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융합을 일으킨 일등공신은 바로 초고속 인터넷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의 확산이 미디어 융합의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되었고 하나의 플랫폼(예. PC, 스마트폰)에서 음성, 영상, 데이터 서비스가 통합되어 구현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한울 아카데미에서 출간된 <미디어 경영 3.0>에 의하면 미디어 융합은 여러 문제점과 함께 기회 또한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선 문제점으로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들의 소유 지배 구조가 확대되어 미디어 기업들 간의 수평적 또는 수직적 결합이 증가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몇몇 특정 미디어 기업이 전체 미디어 시장을 지배하는 독과점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또다른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미디어 융합 전략 덕분에 창의적인 미디어 상품을 생산하는 창작자들은 소비자에게 손쉽게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과거 지상파 방송이 미디어산업을 지배하던 시장에서는 아무리 창의적인 영상 콘텐츠를 개인이 만든다 해도 이를 시청자에게 보여줄 방법이 없었습니다. 영화제나 시민 참여 코너 등에서 할 수는 있었지만 기회가 제한적이었고 일부 사람들만 참여하던 방식이었죠. 그러나 이제는 유튜브나 아프리카 TV와 같은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방송사를 통하지 않더라도 창의적인 양질의 콘텐츠들이 일반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미디어산업을 바라보는 틀(Framework)

이렇게 급변하는 미디어산업을 바라보는 관점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너무 빨리 변화하기 때문에 특정 미디어 기기나 미디어 기업의 형태, 콘텐츠 장르 등으로 구분하여 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의 한 학자가 미디어산업을 바라보는 틀을 제안했습니다. 이 틀의 이름은 The Industrialization of Culture Framework인데요 <Understanding Media Industries>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을 제가 인용하였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Amanda Lotz라는 분이고요 Queensland University of Technology의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Amanda D. Lotz

Amanda D. Lotz is a media scholar, professor, and industry consultant. Her expertise includes media industries, the future of television, net neutrality, and digital distribution.

www.amandalotz.com

 

이 프레임워크를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아래 그림을 보십시오.

Industrialization of Culture Framework

맨앞에는 사회트렌드나, 소비자의 취향, 사회/문화의 전통 등의 요인이 있습니다. 이 요소들의 영향으로 각 미디어 기업의 권한 혹은 존재 목적(Mandate)이 결정되어 있습니다. Mandate은 어떤 미디어가 상업미디어인지 혹은 비상업 미디어인지로 나누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들면 상업 미디어의 경우 SBS와 같은 민영방송이 해당되겠고요 비상업 미디어는 KBS나 BBC와 같은 공영방송, 그리고 지역에서 운영하는 소규모의 비영리 방송 등이 해당됩니다.

그런데 이런 미디어에 어떤 조건이나 외부환경(Conditions)이 작용하여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이 조건들에는 기술, 규제, 경제적 이슈(예. 소유권의 통합, 대기업 등)들이 포함됩니다. 그런 다음 이러한 것들에 기반하여 실제로 업무를 하게 되는 사람들의 역할이 설정되고 그들이 실제 콘텐츠를 만들게 됩니다. 이 과정이 Pratctices입니다. 그런 후 이 결과로 인하여 미디어 텍스트가 산출물로 만들어 집니다. 여기에는 신문, 인쇄, 잡지, SNS, 사진, 비디오클립 등 모든 형태의 콘텐츠가 해당되는데요 이것이 바로 Texts라고 되어 있는 부분입니다. 원서에는 Texts로만 표기 되었는데 한국말로 번역할 때 이해가 어려울 것 같아서 제가 Contents를 같이 넣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Public에서는 대중에게 공개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프레임워크가 언제나 선형적으로, 순서대로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뒤에 위치한 것이 앞의 것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요 어떤 단계는 뛰어넘어도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프레임워크는 변화하는 미디어시장과 산업에서 어떤 관점으로 이를 바라볼 것인지 시사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냥 아무것도 없이 어떤 현상을 바라보면 분석하기가 쉽지가 않고 정확히 살펴볼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프레임워크를 이용하게 되면 어떤 현상이나 이슈에 어떤 구성요소들이 있는지 알 수 있고, 그에 대한 사례 연구를 하는 틀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더 좋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수 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미디어 산업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바라보는데 유용한 기능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앞서 틀에서 이야기한 Conditions에 대한 내용, 미디어 시장 변화의 환경적 요인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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