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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광고는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올까?

by Curious Taem 2021. 8. 24.

오늘은 최신 광고 논문을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바로 따뜻한 광고의 부정적인 효과를 다룬 논문입니다.

 

Journal of Advertising의 2021년 8월 최신 논문의 스크린샷 (온라인 발간)

논문 링크는 여기를 눌러 주세요.

 

과거는 물론 현재에도 따뜻한 (warm) 광고, 감성적인 광고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은 따뜻한 메시지나 따뜻한 소구(warmth appeal)를 사용하는 광고라고 합니다.

대개 이 따뜻한 광고가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을 보일 것이라 생각하고 광고를 제작하고 집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언제나 그런 것만은 아니고 따뜻한 광고가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조건들이 있는데 그 조건(boundary condition)이 무엇인지 밝혀내는 것이 이 논문의 주된 내용입니다. 

 

이를 위해 저명한 심리학자인 Susan Fiske와 Amy Cuddy 등이 주창한 고정관념내용모델 (Stereotype Content Model)을 이용하여 따뜻한 광고 소구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지 밝히고 있습니다. 

 

고정관념내용모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저의 이전 포스트 최재형과 윤석열의 헛발질, 고정관념내용모델을 참고하여 주십시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특정 제품 카테고리(제품 카테고리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중 Strength에 가치를 많이 두는 카테고리)에 따뜻한 광고 소구를 사용할 경우, Gentleness에 가치를 두는 카테고리와 비교할 때 제품 품질에 대한 소비자 인식에 더 부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소비자들이 Strength에 가치를 더 두는 제품의 카테고리의 예로는 세탁세제, 주방세제, 자동차 세차 세재 등이 있습니다. 세탁세재의 경우 엄마의 마음을 강조한다든지 아이와 엄마의 사랑, 가족의 사랑을 보여주거나 귀여운 애완동물을 보여주는 등 따뜻한 광고 소구가 자주 사용되지요.

 

일면 당연하게 보이는 이야기지만 위에서 말한 strength vs. gentleness 카테고리를 어떻게 나눌지 기존 연구를 기반으로 정확하게 개념적, 조작적 정의를 내려서 구분하는 것이 일단 중요하고,

 

따뜻한 광고 소구가 제품 품질 인식(지각된 품질)에 왜 그런 부정적 효과를 일으키는 지 그 이유를 검증된 이론을 이용하여 체계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것이 학술 논문의 의의입니다.

 

부정적인 효과가 일어나는 이유는 따뜻한 광고로 인하여 브랜드의 유능함 (brand competence) 인식이 낮아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일상 생활에서도 따뜻한 인상을 지닌 사람 (착한 사람, 선한 사람, 잘 웃는 사람 등)은 능력(지적인 능력, 업무 능력 등)이 다소 떨어져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반대로 너무 능력이 출중한 사람은 다소 차갑게 인식되는 경향이 있지요.

 

이를 따뜻함 인상과 유능함 인상 사이의 보상효과 compensation effect라고 합니다. 사람의 인상을 평가할 때 일어나는 이와 같은 따뜻함과 유능함 인상 사이의 보상효과 혹은 trade-off는 브랜드에 적용해도 유사하게 일어납니다.

 

또한 따뜻한 사람과 차가운 사람, 이 두 사람을 서로 비교하여 누가 더 유능해 보이는 지 답하는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이 두명의 유능함 인식을 평가할 수 있는 아무런 사전지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차가운 사람을 좀 더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유능한 사람과 무능한 사람을 비교하며 누가 더 따뜻하게 인식되는 지 물을 경우 무능한 사람이 좀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유능함 또는 따뜻함 인상을 평가할 수 있는 아무런 사전지식이나 정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추(inference)를 통해 평가나 인식을 하게 되는 겁니다. 즉, 따뜻한 사람 대 차가운 사람을 비교할 때 유능함에 대해 평가할 아무 근거나 정보가 없지만, 주어진 따뜻함 인상을 이용하여 유능함 인상을 유추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연구주제로 다시 돌아와서... 

Strength의 가치가 중요한 제품 카테고리에 속한 브랜드에게서 소비자들은 유능함 인상을 기대하게 됩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차가운 인상을 기대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제품 카테고리에 속한 브랜드가 따뜻한 광고 소구를 사용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위에서 얘기한 차가운 인상-따뜻한 인상을 비교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그 브랜드에 대해 낮은 유능함 인식을 갖게 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즉 브랜드의 유능함 인식이 낮아지게 됩니다. 

 

이렇게 낮아진 브랜드에 대한 유능함 인식은 제품에 대한 품질 인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즉, 낮아진 브랜드 유능함 인식은 소비자의 제품에 대한 품질 인식을 부정적으로 변화시킵니다. 통계 용어를 사용하여 말하자면 브랜드 유능함 인식이 브랜드 품질 인식을 매개(mediation)하는 것. 


말로 설명하면 간단해 보이지만 이것을 상식적인 설명이 아닌, 실제 실험연구를 통해 과학적인 방법으로 실행하고 이를 통계 분석법을 이용해 증명해 내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를 위해 매개된 조절효과라는 방법을 이용하여 실험 결과를 분석 했습니다. 


또한 조절초점(regulatory focus)이라는 소비자의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따뜻한 광고의 부정적 효과가 증가 혹은 감소한다는 것도 밝혀 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예방 초점(prevention focus; 어떤 일을 할 때 부정적인 결과를 예방하는데 초점을 두고 행동하는 사람-예. 시험 망쳐서 챙피 당하면 안되니 열심히 공부하자)을 가진 사람들에게 따뜻한 광고의 부정적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향상 초점(promotion focus; 긍정적 결과에 초점을 두고 행동하는 경향을 지닌 사람-예. 성공적으로 학기를 마무리하고 주위의 칭찬을 듣고 행복한 마음을 얻기 위해 시험을 잘봐야한다)의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광고의 부정적 효과가 비교적 크지 않았습니다.

 

광고 실무자들에게의 시사점이라면...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소비자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서 따뜻한 광고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유머 광고나 행복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이미지 광고 등도 포함) 

 

자신의 제품/브랜드가 속한 카테고리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과 부합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소비자들의 브랜드에 대한 품질 인식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소비자가 가진 개인적 성향에 주의해야 하고, 또한 광고에서 나타나는 다른 메시지나 이미지가 소비자들의 조절초점을 예방초점으로 셋팅되게 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이러한 메시지를 따뜻한 광고 소구와 함께 사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따뜻한 광고를 사용할 때에는 자신의 브랜드와 브랜드가 속한 카테고리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어떠한지 고려하여 전략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머러스한 따뜻한 광고라든지 애완동물이나 아이가 등장하거나 가족의 정을 강조하는 따뜻한 광고를 많이 볼 수 있는 데 볼 때마다 한번쯤 제품의 품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건 아닌지 생각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 비스포크(Bespoke) 광고를 보면 전자제품이라는 strength한 제품 카테고리에 속해 있지만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광고 소구를 사용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이럴 경우 제품의 품질에 혹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필립스나 엘지전자의 가전 제품의 경우 따뜻한 광고 소구를 간혹 사용하는데 이 경우는 어떨까요?

 

한번 생각해보면 재미있을 주제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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